Q 감각운동기 단계 중 2차순환반응기와 2차도식들의 협응기가 잘 구분이 안 돼요. 부연 설명해주세요.
A 2차순환반응기(4∼10개월)의 주요 특징은 영아가 자신의 외부에 있는 사건과 대상에 열중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2차’순환반응이라고 해요. 여기서 ‘순환반응’이란 감각운동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차순환반응과 2차순환반응 간의 주된 차이점은 행동의 초점에 있어요. 1차순환반응기에는 영아가 자신의 신체와 신체 주변에 있는 대상과 사건에 관심을 가져요. 그러나 2차순환반응기에는 영아의 관심이 자신의 신체 외부에 있는 대상과 사건에 쏠린답니다. 그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흥미로운 사건들을 발견하고 이를 다시 반복하려고 할 때 바로 ‘2차’, ‘순환’반응이 일어나는 거예요. 영아가 우연히 수행한 어떤 행동이 흥미 있는 결과를 초래할 경우, 이 시기 영아는 또 다시 그 결과를 유발하기 위해 그 행동을 반복합니다. 예를 들어, 우연히 딸랑이를 흔들어 소리가 났을 경우, 영아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한 번 그 소리를 듣기 위해 딸랑이를 흔드는 행위를 되풀이 하게 돼요.
2차도식들의 협응기로 넘어가볼까요? ‘2차’라는 말에서 우리는 이 시기 영아의 관심이 자신의 신체가 아니라 주위 환경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순환’이 아니라 ‘협응’이에요. 이것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 가지 행동을 협응하는 이 시기의 인지특성을 나타냅니다.
영아기의 인지발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두 가지 획기적인 사건이 이 단계에서 일어납니다. 첫째는 영아가 인과개념을 갖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피아제는 이것을 진정한 의미에서 지능의 첫 신호라고 보았답니다. 어느 날 피아제의 아들이 성냥갑을 잡으려고 할 때 피아제가 중간에서 손으로 그것을 가로막았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성냥갑을 잡기 전에 방해가 되는 아빠 피아제의 손을 치우고 마침내 성냥갑을 잡는 데 성공했다고 해요. 이 예에서 피아제 아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방해물 치우기와 성냥갑 잡기라는 두 가지 도식을 협응했죠. 이때 하나의 도식인 방해물 치우기는 성냥갑 잡기라는 목적의 수단이 되었어요. 즉, 이 시기 영아는 목표가 되는 하나의 도식에 도달하기 위해 수단이 되는 다른 도식을 이용하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피아제는 이러한 수단과 목적의 관계를 영아가 인과개념을 이해하는 첫 번째 징후로 보았습니다.
한편, 영아가 방해물을 치우고 숨겨진 물건을 찾아내는 행위는 두 번째의 획기적 사건인 대상영속성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이 시점까지는 어떤 물체가 영아의 시야에서 사라지면 영아는 그 물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지각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제는 어떤 물체가 눈앞에서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그 물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이제 2차순환반응기와 2차도식들의 협응기의 차이가 구분이 가시나요? 둘 다 ‘2차’이므로 관심의 초점이 자기 신체가 아닌 외부 환경에 있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순환’반응은 우연히 흥미있는 결과를 초래한 어떤 일을 반복하는 데 초점이 있어요. ‘도식들의 협응’은 어떤 하나의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행동 혹은 도식들을 어떤 목적을 위해 결합하는 데 초점이 있어요. 그 차이를 구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