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동기(구체적 조작기)의 논리적 사고와 청소년기(형식적 조작기)의 논리적 사고 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아동기에 들어서면 그 이전 전조작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형태의 사고가 출현해요. 피아제는 이것을 구체적 조작사고라고 불렀고, 이 시기를 구체적 조작기로 구분했어요. 구체적 조작기와 이후 형식적 조작기 사이를 구분하려면 두 시기의 공통분모인 ‘조작’이라는 말의 의미와 더불어 두 시기를 구분하기 위해 피아제가 각각 사용한 ‘구체적’과 ‘형식적’이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자! 그럼, 구체적 조작기와 형식적 조작기의 공통분모인 ‘조작(operation)’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조작이란, 정보의 전환을 이해하는 정신 능력으로 ‘가역적인’ 정신활동을 말합니다. 즉, 추리의 출발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사고 능력을 말해요. 구체적 조작기도 형식적 조작기도 이러한 가역적 사고 능력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을 가져요. 이와 달리 전조작기는 가역적 사고를 못하는 것 아시죠? 말 그대로 조작이 나타나기 전 단계잖아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조작하는 사고 능력과 ‘형식적’으로 조작하는 사고 능력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아동기에 나타나는 조작은 어디까지나 구체적 현실과 연결되어 있어서 이 시기 아동들은 직접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경험한 사물에 대해서만 추론할 수 있을 뿐 가설적인 명제나 혹은 사실과 반대되는 명제를 추론하는 것은 어려워해요. 그러나 청소년기, 즉 형식적 조작기에 이르면 직접적으로 경험한 것에 국한되던 아동기의 인지 능력은 경험하지 않은 것 혹은 추상적인 것들에 대해서까지 확장됩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아동의 인지는 ‘지금-여기’에 얽매인다면 청소년기의 인지는 ‘지금-여기’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어요. 따라서 피아제는 청소년기 형식적 조작기의 인지특성을 ① 가능성에 대한 사고, ② 추상적 개념에 대한 사고, ③ 사고에 대한 사고, ④ 중다차원적인 방식의 사고로 정리한 바 있어요.
구체적 조작기의 사고와 형식적 조작기의 사고의 차이를 예를 들어 설명해볼까요?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과 형식적 조작기의 청소년에게 세 개의 눈을 가진 인물화를 그리게 하는 실험(Sigelman & Shaffer, 1991)에서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들은 세 개의 눈을 인물의 실제 눈 위치에 나란히 그리는 경향을 보였지만, 형식적 조작기의 청소년은 세 번째 눈을 머리 꼭대기에 그리거나 손바닥 위에 그리는 등 훨씬 융통성 있게 표현했다고 해요.
구체적 조작기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에 국한해 사고하기 때문에 ‘눈’은 자기가 알고 있는 눈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형식적 조작기는 자신의 경험을 넘어서 훨씬 더 많은 가능성에 대한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어요.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야구에서 좋은 홈런기록을 가지고 있는 타자가 타자석에 들어오면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은 무조건 타자가 홈런을 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형식적 조작기에 이르면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와 타자석에 들어선 타자의 기록을 함께 고려해 홈런을 칠 수 있을지를 예측할 수 있어요. 즉, 형식적 조작기에 이르면 구체적 조작기보다 훨씬 중다원적인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에 비해,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은 타자와 관련해 자신이 알고 있는 타자의 기록을 근거로 판단할 뿐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가능성과 예측을 형식적 조작기만큼 세련되게 하지는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