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프로이트 심리성적 발달단계 중 구강기의 양가감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A 구강기는 리비도가 신체부위 중 입에 집중되는 시기입니다. 즉, 갓난아기가 제일 먼저 성적 쾌감을 느끼는 신체기관은 입이고, 입과 관련해 아기에게 성적 쾌감을 제공하는 첫 대상은 젖가슴이랍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젖가슴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입으로 경험하려 하죠. 이불자락, 방바닥에 놓여있는 장난감이나 책들, 몸에 닿는 물건들은 모두 입으로 가져가죠. 입에 넣었다가 느낌이 좋으면 삼키고, 느낌이 아니다 싶으면 침을 흘리면서 ‘퉤!’ 하고 뱉어버리죠.
이처럼 구강기 아이에겐 이 세상을 음미하는 가장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 입이에요. 입을 통해 세상의 쾌락을 음미하는 아기에게 ‘엄마의 젖가슴’은 이 세상 전부나 다름없죠. 그런 아기에게 엄마의 젖가슴이 사라졌다고 생각해볼까요? 엄마의 젖가슴이 없는 것은 아기에게 이 세상 전부를 잃은 것과 같은 엄청난 상실이고 고통일 것입니다.
아기가 자라 생후 8개월을 넘어가면서 이가 나기 시작하죠. 엄마는 젖이 아프기도 하고, 젖이 잘 안 나오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젖을 떼고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기 시작합니다. 젖을 뗀 아기는 온갖 쾌감의 근원이던 젖가슴이 자신의 입에서 분리됨에 따라 강한 분리불안과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영아기의 사회정서발달 특성 중 분리불안이 나오는데 그 시기가 대략 생후 9개월부터예요. 젖을 떼는 이유(離乳)의 과정과 연결하여 이해하면 외우기가 한결 수월하겠지요? 여러분도 여러분에게 이 세상 전부와도 같았던 기쁨을 안겨주던 대상이 자신에게서 멀어졌다고 상상해보세요. 아기에게 젖가슴은 이 세상 전부와 같았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일부였어요. 아기는 자신이 원할 때마다 늘 나타나 쾌감을 주는 젖가슴이 자기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랬으니 아기의 상실감과 분리로 불안과 두려움이 얼마나 크겠어요?
이유의 과정을 거치며 아이는 어떤 변화를 경험하게 될까요? 첫째,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던 사람(엄마)과 자신을 분리된 존재로 지각하지 못하던 아이는 이유의 과정을 거치며, 자신에게 언제나 젖가슴을 물려주던 엄마가 자신과는 분리된 존재임을 알게 됩니다. 둘째, 이유가 시작되면서 어머니에 대한 욕구불만을 가지는 등 최초의 양가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즉, 엄마에 대한 사랑과 동시에 공격 욕구가 활성화된다는 것이지요. 여전히 엄마는 애착의 대상이지만, 엄마가 젖가슴을 자신으로부터 거둬버렸으니 공격적인 충동도 치밀어오르지 않겠어요?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전부였던 누군가를 상실했을 때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떠나버린 그 사람에 대한 원망이 함께 공존하지 않나요?
한편, 이유의 경험은 아이에게 이 세상이 자기 맘대로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어렴풋이 느끼게 합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후 최초로 겪은 이 커다란 상실 경험과 관련해 아이의 내면에서는 고통을 주는 외부 세계(혹은 현실)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자아 형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이유의 과정을 거치며 아이가 경험하게 되는 세 번째 변화는 바로 이렇듯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랍니다.
프로이트는 최초의 양가감정을 이러한 맥락으로 설명합니다. 이해가 되셨나요?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시험에서 양가감정이 상당한 비중으로 또 출현하는 곳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청년기에 경험하는 양가감정이에요. 청년기에 부모로부터 분리, 독립하여 자율성을 찾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청년들은 양가감정을 갖게 됩니다. 부모로부터의 독립에 대한 갈망과 함께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는 거죠. 양가감정에 대해 공부하는 김에 구강기 이유의 과정에서 느끼는 최초의 양가감정과 더불어 청년기 발달특징 중 하나인 양가감정을 함께 암기해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