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중심성을 전조작기 아동의 특성으로 알고 있는데요. 청소년기를 공부하다 보니 자기중심성이 또 나오네요. 그럼 자기중심성은 발달단계에 따라서 달라지나요?
A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기중심적 조망이라든지 자기중심성을 전조작기 특징으로 많이 이야기하는데, 자기중심성이라는 것은 발달단계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형태로 나타나게 돼요. 자기중심성은 모든 발달단계에 해당되지만 특히, 전조작기 아동의 인지특성을 많이 반영하기 때문에 전조작기의 특성이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나 ‘자기중심성’이라는 말이 나올 때는 어떤 단계에서의 자기중심성을 말하는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해요.
우선, 자기중심성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 볼까요? 일반적으로 타인의 생각을 자기중심적으로 추리하고 판단하는 것 혹은 타인의 생각, 관점, 지각 등을 자신의 것과 동일하게 가정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어요.
피아제는 인지발달단계에 따라서 자기중심성도 발달한다고 보고, 그 단계의 목표도 함께 제시했어요. 감각운동기의 유아는 자신과 외부대상을 구분하지 못해요. 즉, 모든 것을 자기와 같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성이 있어요. 따라서, 이 시기에는 대상을 획득하는 것이 주요 발달과업이 되는 거예요.
전조작기에는 유아가 자기와 외부대상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요. 즉, 자기와 외부대상을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왜 자기중심성을 전조작기의 특징적 사고 중 하나라고 할까요? 바로 타인의 관점과 나의 관점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자기중심적인 조망을 하기 때문이에요. 감각운동기 유아의 자기중심성이 자기와 외부대상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라면, 전조작기의 자기중심성은 나의 관점과 타인의 관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에요. 그래서 전조작기 유아인 민국이에게 “네 동생 이름이 뭐니?”라고 물으면 “만세요”라고 대답하지만, “그럼 만세의 형은 누구니?”라고 물으면 대답을 잘 못하는 거예요. 동생인 만세 입장에서 형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거예요. 이런 것이 전조작기의 자기중심적인 조망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 조작기의 자기중심성은 무엇일까요? 전조작기의 유아가 자신과 타인의 관점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반면, 구체적 조작기의 아동은 자신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 아동의 목표는 가정과 사실을 구분하는 것, 즉 현실을 획득하는 것이 되겠어요.
마지막으로 형식적 조작기의 자기중심성을 보도록 할까요? 흔히 청소년기의 자기중심성이라고도 하는데 여러분의 중·고교 시절을 떠올려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거예요. 그 시기에는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잖아요. 어떤 학자는 이를 ‘상상 속의 관중 혹은 청중’이란 말로 표현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항상 자신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청소년들은 ‘상상 속의 관중’을 염두해 두고 마치 자신이 무대 위에 선 배우처럼 타인들의 관심의 초점이 된다고 믿습니다. 청소년기 자기중심성을 빗댄 또 다른 표현으로 ‘개인적 우화’라는 개념이 있어요. 이 말은 자신의 감정과 사고는 너무 독특한 것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에요. 즉, 자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인물이라는 믿음 때문에 자신은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청소년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자신에게만 통용된다는 의미에서 ‘개인적’이고,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우화’라고 한답니다. 개인적 우화의 예가 바로 ‘첫사랑’이 될 수 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첫사랑 얘기는 그저 그런 얘기들 중 하나일 뿐 나에게 있어서만큼의 의미는 아니죠. 다른 사람들이 이해 못하는 나만의 것,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개인적 우화예요.
이러한 청소년기의 자기중심성은 현실과 부딪히고 상호작용하고, 실제적인 한계를 경험하면서 서서히 현실적으로 변화하게 된답니다.